
사진: TechCrunch, CC BY 2.0, 위키미디어 공용 원본 크기를 줄여 사용
앤트로픽(Anthropic, PBC)은 2026년 10월 26일(미국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 증권신고서(Form S-1)를 제출했습니다. 6월 1일 비공개 초안(DRS)을 낸 뒤 다섯 차례 수정본을 거쳐 처음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문서가 나온 것입니다. 신고서에 따르면 클래스 A 보통주를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티커 ANT로 상장하려 합니다.
다만 이번 S-1은 예비 투자설명서라 공모가 범위, 공모 주식 수, 일부 3분기 수치가 빈칸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얼마에 상장하는가"가 아니라 이미 채워진 숫자, 즉 분기 매출과 비용, 순손실의 구성, 주식 클래스와 의결권, 락업 조건을 원문 그대로 정리합니다. 수치는 모두 SEC EDGAR의 S-1 원문에서 가져왔습니다.
S-1은 무엇이고, 이번 신고서에서 비어 있는 것
S-1은 미국에서 처음 주식을 공개 판매하려는 회사가 SEC에 등록하는 신고서입니다. 사업 설명, 위험 요인, 감사받은 재무제표, 경영진 보수, 주요 주주, 공모 구조가 한 문서에 담깁니다. 한국의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합친 문서라고 보면 됩니다.
S-1은 처음 제출할 때 완성본이 아닙니다. 보통 수정본(S-1/A)에서 공모가 범위와 주식 수가 채워지고 SEC가 등록을 승인(effective)한 뒤 가격이 확정됩니다. SEC 기업재무국은 비공개 초안을 냈던 회사가 로드쇼(기관 투자자 대상 설명회) 시작 최소 15일 전에 신고서를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SEC).
분기 매출: 3.8억 달러에서 115.6억 달러로
S-1의 분기 손익표는 2025년 1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여섯 분기를 보여 줍니다. 매출은 2025년 1분기 3.76억 달러에서 2026년 2분기 115.6억 달러로 늘었습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47.3억 달러)의 약 2.4배, 1년 전 같은 분기(7.87억 달러)의 약 14.7배입니다.
출처: 앤트로픽 S-1, Quarterly Consolidated Statements of Operations. 2025년 3분기 영업손실에는 저작권 소송(Bartz) 합의금 15억 달러가 들어 있습니다. 비용/매출은 S-1 수치로 계산했습니다.
이 표에서 먼저 볼 숫자는 매출보다 컴퓨트·인프라 비용 대비 매출입니다. 앤트로픽은 별도의 매출원가 항목 없이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드는 클라우드·칩 비용을 "컴퓨트·인프라" 영업비용으로 묶어 보고합니다. 2025년에는 이 비용이 매출의 1.4~2.5배였는데, 2026년 2분기에는 매출의 절반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그 결과 2026년 2분기에 처음으로 GAAP 기준 영업이익(9.74억 달러)이 났습니다.
매출 구성은 사용량 기반(토큰 단위 과금)이 대부분입니다. 2026년 상반기 사용량 기반 매출은 131억 달러로 전체의 80%, 구독 매출은 32억 달러로 20%였습니다. 사용량 기반 매출은 계약 기간이 정해진 구독과 달리 고객이 쓰는 만큼 늘고 줄기 때문에 분기마다 흔들릴 수 있습니다. 회사도 위험 요인에서 이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환산 매출(Run-Rate Revenue)은 숫자가 채워지면 기사 제목에 가장 많이 쓰일 지표입니다. S-1의 정의는 "직전 28일 사용량 매출 × 13 + 월 구독료 × 12"입니다. 짧은 기간을 1년으로 늘린 값이라 성장이 빠를 때는 직전 12개월 실제 매출보다 크게 나옵니다. S-1도 이 지표가 GAAP 매출이나 매출 전망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습니다.
순손실 807억 달러는 어디서 나왔나
2026년 상반기 순손실은 807억 달러로, 같은 기간 매출(162.9억 달러)의 약 5배입니다. 숫자만 보면 사업이 크게 적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손익계산서를 항목별로 나누면 손실 대부분은 영업 밖에서 나왔습니다.
출처: 앤트로픽 S-1, Summary Consolidated Financial and Other Data, MD&A.
가장 큰 항목은 공정가치 변동 손실 723.9억 달러입니다. 앤트로픽은 나중에 주식으로 바뀌는 전환사채를 발행해 왔고, 6월 30일 기준 남은 원금 약 62억 달러는 모두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 가치가 오르면 사채를 주식으로 바꿨을 때의 가치도 오르므로, 회계상으로는 회사가 갚아야 할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처리됩니다. S-1은 이 손실이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전환사채 공정가치 증가"에서 주로 생겼다고 설명합니다. 즉 회사 가치가 오를수록 장부상 손실이 커지는 구조이며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닙니다.
현금흐름표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2026년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9.3억 달러 유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5.1억 달러 유출)에서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6월 30일 기준 현금·현금성자산·단기투자는 1,316.5억 달러였고 같은 기간 재무활동(우선주 발행 등)으로 1,107.7억 달러가 들어왔습니다. 다만 전환사채는 상장 시점에 대부분 주식으로 바뀌므로, 평가손실은 사라져도 그만큼 주식 수가 늘어나는 희석은 남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비GAAP 지표인 조정 영업이익(Adjusted Operating Income)은 2026년 상반기 16.2억 달러(조정 영업이익률 10%)였습니다. 이 값은 주식보상비용(상반기 22억 달러), 비현금 기부, Bartz 합의금을 뺀 숫자입니다. 주식보상은 현금이 나가지 않아도 기존 주주 지분을 희석하는 실제 비용이므로, GAAP 영업손익(-6.9억 달러)과 나란히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고객 지표: 숫자를 읽을 때의 기준
S-1은 연간 매출 기여가 큰 고객 수를 단계별로 공개합니다. 기준은 직전 12개월(TTM) 매출이며 같은 조직의 여러 계정은 하나로 묶습니다.
순매출유지율(Net Revenue Retention)은 2026년 9월 30일 기준 약 **900%**로 공시됐습니다. 1년 전 3개월 동안 매출이 있던 고객들이 최근 3개월에 그 9배를 썼다는 뜻입니다. 다만 고정 요금인 Claude Pro·Max 구독자는 계산에서 빠지고 1달러 이상 매출이 있던 고객이 모두 들어가므로 작은 고객이 크게 늘어난 효과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성장 초기 회사의 지표라 구독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NRR과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집중도도 함께 확인할 숫자입니다. 2026년 1~9월 매출에서 10%를 넘는 단일 고객은 없었지만 상위 5개 고객이 약 25%를 차지했습니다. 또 2026년 3분기 매출의 80% 이상이 최근 6개월 안에 출시된 모델 버전에서 나왔습니다. 새 모델의 출시 주기와 경쟁사 모델의 성능이 분기 매출을 직접 흔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배구조: 다섯 개 주식 클래스와 의결권
앤트로픽은 델라웨어주 공익법인(PBC, Public Benefit Corporation)입니다. 공익법인 이사회는 주주의 금전적 이익과 함께 회사 정관에 적힌 공익 목적("인류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고급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유지")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구조가 주식 클래스 설계에 그대로 반영돼 있습니다.
정리하면 공모로 사는 클래스 A 주주는 경제적 권리는 갖지만 이사회 과반은 장기이익신탁(LTBT)이 뽑고 나머지 일반 안건 의결권의 50.1%는 창업자 LLC가 가집니다. LTBT가 이사회 과반을 선임하기 때문에 앤트로픽은 나스닥 기준 "지배주주가 있는 회사(controlled company)"에 해당합니다. 회사는 이 지위로 받을 수 있는 면제 가운데 지명·지배구조위원회를 전원 독립이사로 채우지 않는 것만 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과 구글은 상장 직전 기준으로 각각 발행 주식의 5%를 넘게 보유하게 됩니다. 이들이 가진 클래스 N은 의결권이 없지만 경제적 권리는 클래스 A와 같습니다. 아마존이 가진 전환사채 일부는 지분 상한 때문에 상장 후에야 주식으로 바뀝니다.
공익 발행(Public Benefit Issuance)도 주주 입장에서 확인할 조항입니다. 회사는 이미 완전희석 기준 5%(8억 4,684만 960주)의 클래스 N 주식을 100% 자회사인 공익기금에 출연했습니다. 이사회는 앞으로 주가가 직전 기준가보다 50% 오를 때마다 발행 주식의 최대 2%를 공익기금 등에 추가 발행할 수 있는 체계도 승인했습니다. 첫 기준가는 공모가입니다. 주가가 오를수록 추가 희석이 생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락업과 유통 물량
락업(lock-up)은 상장 후 일정 기간 기존 주주가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약정입니다. 락업이 끝나는 날에는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 한꺼번에 늘어나므로,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을 볼 때 날짜를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앤트로픽 S-1, Risk Factors.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기간 전에 락업을 풀어 줄 수 있고, 일부 조기 해제 조항이 있습니다.
표의 종료 시점보다 먼저 풀리는 물량도 있습니다. 창업자가 아닌 이사·임원과 일부 전·현직 직원은 첫 거래일부터 락업 대상 주식의 최대 10%를, 2026년 연간 실적 발표 뒤에는 최대 35%를 추가로 팔 수 있습니다. 일부 주주는 투자설명서 날짜로부터 27일째와 48일째에 각각 최대 6%, 62일째와 76일째에 각각 최대 7%씩 단계적으로 풀립니다. 일부 0.5% 초과 주주도 27일째부터 더 작은 비율로 나눠 풀립니다. 락업 해제 기준 시각인 미 동부 오전 6시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8시(미국 서머타임 기간에는 오후 7시)입니다.
S-1을 읽을 때의 한계
첫째, 예비 투자설명서는 바뀔 수 있습니다. 공모가 범위와 주식 수가 들어간 수정본이 나오면 공모 후 시가총액, 희석 규모, 순조달 금액을 그때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상장 일정도 S-1에는 없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미뤄질 수 있습니다.
둘째, 비교 기간이 짧습니다. 매출이 의미 있게 생긴 기간이 2년 남짓이고 영업이익을 낸 분기도 2026년 2분기 하나뿐이며, 그 분기에도 순손익은 적자였습니다. 성장률이 이 속도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것은 S-1이 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회사도 연환산 매출의 증가율이 시간이 지나며 낮아질 것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셋째, 컴퓨트 조달과 법적 위험이 큽니다. 앤트로픽은 AWS 트레이니엄, 구글 TPU, 엔비디아·AMD GPU를 함께 쓰며 대부분이 컴퓨트·인프라인 장기 구매·리스 약정(일부는 2030년 말 이전, 나머지 대부분은 2031~2045년 집행)을 맺었습니다. 약정 총액은 이번 S-1에서 빈칸입니다. 저작권 분야에서는 Bartz 소송을 15억 달러에 합의했지만 음원 출판사들과 레딧(Reddit) 등이 낸 소송이 남아 있습니다.
넷째, 이 글은 신고서의 숫자를 정리한 것이지 가치평가가 아닙니다. 상장 첫날 가격은 공모가, 배정 물량, 시장 분위기에 따라 S-1 숫자와 무관하게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흐름 전반은 AI 전력 인프라 1부에서, 대형 비상장 기업이 상장 직후 기관 포트폴리오에 들어가는 사례는 ARK 인베스트 13F 2026년 2분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 수정 S-1(S-1/A)에 공모가 범위와 주식 수가 채워졌는가? 그 값으로 공모 후 시가총액과 희석률을 직접 계산했는가?
- 3분기 매출이 공개되면 컴퓨트·인프라 비용/매출 비율이 2분기(48%)보다 내려갔는가, 올라갔는가?
- 순손실을 볼 때 공정가치 변동 손실과 영업손익을 나눠서 봤는가?
- 조정 영업이익에서 빠진 주식보상비용 규모를 GAAP 영업손익과 함께 확인했는가?
- 상위 5개 고객 비중(약 25%)과 신규 모델 의존도(3분기 매출의 80% 이상)가 다음 분기에 어떻게 바뀌는가?
- 락업 종료 예상 시점과 공익 발행 조건(주가 50% 상승마다 최대 2%)을 매매 계획에 적어 두었는가?
상장 직후 종목을 매매한다면 진입 근거와 손절 기준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첫 거래일은 변동성이 커서 계획 없이 들어가면 복기할 근거가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획의 구성은 매매 계획 세우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앤트로픽 상장일은 언제인가요?
S-1에는 상장일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공모가 범위를 담은 수정 신고서가 나오고 로드쇼를 거쳐 SEC가 등록을 승인한 뒤 가격이 정해지면 거래가 시작됩니다.
비공개 초안을 먼저 낸 회사는 로드쇼 시작 최소 15일 전에 신고서를 공개해야 하므로, 10월 26일 공개 신고서 기준으로 로드쇼는 빨라야 11월 10일 무렵부터 가능합니다. 실제 날짜는 수정 신고서와 회사 발표로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 요약
- 앤트로픽은 2026년 10월 26일 공개 S-1을 냈고 클래스 A 주식을 나스닥에 티커
ANT로 상장하려 합니다. 공모가 범위와 주식 수는 아직 비어 있습니다. - 분기 매출은 2025년 1분기 3.76억 달러에서 2026년 2분기 115.6억 달러로 늘었고 같은 분기 처음으로 GAAP 영업이익(9.74억 달러)을 냈습니다.
- 2026년 상반기 순손실 807억 달러의 대부분(723.9억 달러)은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전환사채 평가손실로, 현금 유출이 아닙니다. 다만 사채가 주식으로 바뀌며 희석은 남습니다.
- 공모 투자자의 클래스 A는 경제적 권리를 갖지만 이사회 과반은 장기이익신탁이, 일반 의결권의 50.1%는 창업자 LLC가 가집니다.
- 상위 5개 고객 비중, 신규 모델 의존도, 락업 종료일, 주가 상승에 따른 공익 발행이 S-1에서 함께 확인할 위험 요인입니다.
참고 자료
- Anthropic, PBC, Form S-1 Registration Statement, SEC EDGAR, 2026년 10월 26일 제출
- SEC EDGAR, Anthropic, PBC 제출 서류 목록(CIK 0002130357)
- Anthropic, Anthropic confidentially submits draft S-1, 2026년 6월 1일
- SEC Division of Corporation Finance, Draft Registration Statement Processing Procedures Expa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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