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A와 매니지드 퓨처스, 성장주 모멘텀,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갈라진 현대 추세추종의 형태를 정리하고, 한국 시장과 개인 계좌에 적용할 때의 조건을 다룹니다.
·Trading-Journl
목차
지금까지 이 시리즈는 100년에 걸친 추세추종의 계보를 따라왔습니다. 리버모어가 티커 테이프만 보고 정리한 원칙은 오닐에서 기업 분석과 결합했고, 터틀에서 재량 없는 숫자 규칙이 되었으며, 하이트에서 리스크 관리가 전면에 놓였습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 방법론이 현재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국내 개인 투자자가 실제로 옮겨 올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인지를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대로 옮길 수 있는 것은 특정 파라미터가 아니라 판단의 구조입니다.
추세추종 투자 시리즈 10편(마지막). 앞 글은 9편 추세추종의 한계입니다. 시리즈 목차는 0편에 있습니다.
현대 추세추종의 네 가지 갈래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적용 대상과 운용 방식에 따라 형태가 나뉩니다.
갈래
주요 대상
핵심 방식
원형
매니지드 퓨처스(CTA)
지수·금리·통화·원자재 선물
다자산 분산, 롱숏 대칭, 변동성 기반 수량
터틀 시스템
성장주 모멘텀
개별 주식
실적 성장 + 신고가 돌파
CAN SLIM
시스템 트레이딩
시장 무관
규칙의 코드화와 백테스트
터틀 시스템
팩터 투자
주식 포트폴리오
모멘텀 팩터를 다른 팩터와 결합
학술 모멘텀 연구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형태는 대체로 두 번째와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여러 자산군에 걸친 분산과 레버리지가 전제이고, 네 번째는 수백 종목 단위의 포트폴리오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성과 기대치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9편에서 다뤘듯 SG Trend Index 같은 지표는 다자산·롱숏 포트폴리오의 결과이며, 국내 주식 몇 종목으로 운용하는 계좌의 결과 분포는 이보다 훨씬 넓습니다.
매니지드 퓨처스: 원형에 가장 가까운 형태
CTA(Commodity Trading Advisor)로 불리는 매니지드 퓨처스 운용사들은 터틀 시스템의 구조를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여러 시장에 분산하고, 변동성으로 포지션 크기를 정하고, 롱과 숏을 대칭적으로 사용합니다.
이 방식의 특징은 주식·채권과의 낮은 상관관계입니다. AQR의 Hurst, Ooi, Pedersen은 1880년 이후 데이터에서 시계열 모멘텀이 전통 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60/40 포트폴리오 기준 최대 낙폭이 컸던 10개 위기 구간 가운데 8개에서 양호한 성과를 냈다고 보고합니다.
다만 이 성질은 위기 때마다 반드시 수익이 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추세추종이 위기 구간에서 잘 작동하는 이유는 하락이 일정 기간 이어질 때 숏 포지션으로 전환할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만에 끝나는 충격에서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현물 주식만 보유하는 개인 투자자는 이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위기 구간의 대응은 현금 비중으로 제한됩니다.
성장주 모멘텀: 국내 개인이 접근 가능한 형태
개별 주식에 적용하는 추세추종은 오닐 계열에 가깝습니다. 가격의 강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적 성장과 함께 확인하는 방식이며, 2편 CAN SLIM과 컵앤핸들 패턴에서 다룬 기준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국내 시장에 적용할 때 조정이 필요한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미국 기준
국내 적용 시 확인할 것
상대강도
IBD RS Rating 80 이상
코스피·코스닥 및 업종 대비 6~12개월 상대 수익률
거래량
돌파일 평균 대비 40~50% 증가
거래량보다 거래대금 기준, 종목별 평소 수준과 비교
기관 수급
펀드 보유 종목 수 증가
기관·외국인 순매수 추이, 연기금 지분 변화
시장 방향
Confirmed Uptrend 판정
지수의 장기 이동평균 위치와 기울기
유동성
하루 평균 거래량 기준
자신의 주문 규모가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
마지막 항목이 개인에게는 가장 실질적인 제약입니다. 계좌 규모가 커질수록 거래대금이 작은 종목에서는 자신의 주문이 가격을 움직이게 되어, 계산한 진입가와 실제 체결가의 차이가 벌어집니다.
산업 사이클과의 관계도 국내 시장에서 자주 언급됩니다. 반도체나 이차전지처럼 업황이 몇 년 단위로 움직이는 산업에서는 개별 종목의 추세가 업황 사이클과 함께 형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관찰이지 예측 근거가 아닙니다. 어떤 산업이 다음 사이클의 주도 업종이 될지는 사후에 확인되며, 사이클이 언제 꺾이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계좌에 옮길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시리즈 전체를 통해 반복된 구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옮길 수 있는 것
그대로 옮기기 어려운 것
진입 전에 손절과 청산을 정하는 순서
20일·55일 같은 특정 파라미터
변동성 기준으로 수량을 정하는 방식
선물 레버리지와 다자산 분산
이익 상태에서만 추가하는 규칙
12유닛 같은 절대 상한 수치
개별 손절과 별개로 총 노출에 상한을 두는 구조
롱숏 대칭 운용
부진 구간에 규모를 줄이는 규칙
기관 수준의 표본 수와 검증 기간
왼쪽 항목의 공통점은 모두 "구조"라는 점입니다. 오른쪽은 특정 시장과 운용 규모를 전제한 "수치"입니다. 시리즈에서 인용한 원본 문서들도 대부분 자신들의 숫자가 최선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터틀 원본 규칙 문서는 드로다운 대응 방식을 설명하면서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단지 터틀이 사용한 규칙"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추세추종 투자자에게 기록이 필요한 이유
이 시리즈에서 반복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추세추종의 성과 판단에는 시간과 표본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승률이 40% 아래인 전략에서는 연속 손실이 정상 범위 안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부진이 정상 범위인지, 아니면 규칙이 맞지 않는 것인지 어떻게 구분할까요? 9편에서 본 것처럼 이 구분은 시장 국면과 규칙 준수 여부를 함께 봐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두 항목 모두 기억으로는 복원되지 않습니다. 8편에서 다룬 처분효과 연구가 보여주듯, 사람은 자신의 매매를 실제보다 규칙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절을 미룬 매매, 청산 조건 전에 판 매매, 조건을 완화해 진입한 매매는 특히 기억에서 흐려집니다.
따라서 최소한 다음 항목은 매매 시점에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기록 항목
나중에 확인할 수 있는 것
진입 근거와 지표 값
어떤 조건에서 판단이 잘 맞았는가
진입 시점의 손절가와 청산 조건
사후에 기준을 바꿨는가
계좌 대비 위험 비중
규모 규칙이 지켜졌는가
실제 청산 사유
규칙에 의한 청산인가, 감정에 의한 청산인가
그때의 시장 상태
손실이 국면 때문인가, 실행 때문인가
이 다섯 항목이 쌓이면 부진 구간이 왔을 때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규칙대로 매매했는데 국면이 나빴다면 규칙을 유지하는 것이 맞고, 규칙을 벗어난 매매가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기록이 없으면 이 두 상황이 같은 얼굴로 보입니다.
Trading-Journl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둔 부분도 이 지점입니다. 손익만 남기는 기록은 결과를 알려주지만 원인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매매일지를 쓰는 구체적인 방법은 매매일지 작성 가이드에서 따로 다룹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자신이 적용하려는 방식이 어느 갈래에 속하는지 구분했는가?
참고하는 성과 지표가 자신의 계좌와 같은 조건에서 산출된 것인가?
해외 기준을 국내에 옮길 때 거래대금, 수급, 제도 차이를 조정했는가?
자신의 주문 규모가 대상 종목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확인했는가?
진입 근거, 손절가, 청산 조건, 위험 비중을 매매 시점에 기록하고 있는가?
규칙을 벗어난 매매를 따로 구분해 두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1. 국내 시장은 횡보가 길어서 추세추종이 안 맞는 것 아닌가요?
시장별로 추세가 나타나는 빈도와 지속 기간은 다릅니다. 다만 이는 검증이 필요한 가정이지 전제로 삼을 사실은 아닙니다.
같은 규칙을 국내 데이터에 적용해 검증하되, 7편에서 다룬 생존 편향, 과최적화, 비용 반영 문제를 함께 확인해야 결과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Q2. 추세추종과 장기 보유는 양립할 수 있나요?
목적이 다릅니다. 추세추종에서 보유 기간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입니다. 추세가 이어지면 길어지고 끝나면 짧아집니다.
기간을 미리 정해 두고 보유하는 방식은 청산 조건이 가격이 아니라 시간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 추세추종과 다른 접근입니다. 두 방식을 한 계좌에서 섞어 쓰는 경우에는 어느 규칙으로 진입한 매매인지 기록해 두어야 이후 평가가 가능합니다.
핵심 요약
현대의 추세추종은 형태가 갈렸지만 판단의 구조는 1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CTA는 터틀의 구조를, 성장주 모멘텀은 오닐의 기준을 이어받았으며 개인이 접근 가능한 형태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시계열 모멘텀은 전통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았지만, 이는 롱숏 전환이 가능한 다자산 포트폴리오 기준의 성질입니다.
해외 기준을 국내에 옮길 때는 상대강도, 거래대금, 수급, 시장 방향 판정 기준을 각각 조정해야 합니다.
옮길 수 있는 것은 파라미터가 아니라 진입 전 결정, 변동성 기반 수량, 총 노출 상한 같은 구조입니다.
승률이 낮은 전략에서 부진의 원인을 구분하려면 시장 국면과 규칙 준수 여부가 함께 기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시리즈의 결론은 특정 매매법이 아닙니다. 진입 전에 손절과 청산, 수량을 정하고 그 결정이 실제로 지켜졌는지 기록으로 남기는 것, 리버모어부터 현대 CTA까지 이어지는 공통점은 이 한 가지입니다.
참고 자료
Brian Hurst, Yao Hua Ooi, Lasse Heje Pedersen, "A Century of Evidence on Trend-Following Investing", AQR / The Journal of Portfolio Management
OriginalTurtles.org, "The Original Turtle Trading Rules", 2003
William J. O'Neil, 《How to Make Money in Stocks》
Investor's Business Daily(IBD), CAN SLIM 및 RS Rating 교육 자료
Société Générale Prime Services, "SG Trend Index" 연간 성과 자료
SEC Investor.gov, "Performance Cla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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