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데니스의 터틀 실험과 공개된 원본 규칙을 정리합니다. 20일·55일 돌파 진입, 10일·20일 청산, N 기반 포지션 크기와 2N 손절, 유닛 상한까지 확인합니다.
·Trading-Journl
목차
터틀 트레이딩(Turtle Trading)은 1983년 상품 트레이더 리처드 데니스(Richard Dennis)와 윌리엄 에크하르트(William Eckhardt)가 시작한 실험에서 나온 추세추종 시스템입니다. 두 사람은 "성공적인 트레이더는 타고나는가, 가르칠 수 있는가"를 두고 의견이 갈렸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경험이 거의 없는 지원자들을 뽑아 규칙을 가르친 뒤 실제 자금을 맡겼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터틀이 중요한 이유는 결과보다 형식에 있습니다. 앞의 1편 리버모어와 2편 오닐이 판단의 원칙을 다뤘다면, 터틀은 그 원칙을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는 숫자로 옮긴 첫 번째 사례에 가깝습니다. 진입, 청산, 손절, 수량, 상한이 모두 계산식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데니스는 트레이딩이 가르쳐질 수 있다고 보았고, 에크하르트는 회의적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신문 광고로 지원자를 모집해 소수를 선발했고, 데니스는 2주가량의 교육 뒤 각자에게 자금을 배정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터틀(Turtles)이라 불렸습니다.
이 실험이 자주 인용되는 이유는 참가자들의 배경이 트레이딩과 무관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다만 흔히 붙는 "평범한 사람도 부자가 되었다"는 요약은 여러 부분을 생략합니다. 참가자 선발 과정 자체가 경쟁적이었고, 모두가 같은 성과를 낸 것도 아니며, 규칙을 일관되게 지키지 못한 참가자는 프로그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공개된 원본 규칙 문서에도 성과가 가장 좋았던 터틀은 진입 규칙을 일관되게 따랐고, 가장 나빴던 참가자들은 규칙이 지시한 시점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서술이 나옵니다.
즉 이 실험이 보여준 것은 "규칙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한다"가 아니라, "성과 차이의 상당 부분이 규칙의 우수성보다 규칙의 준수 여부에서 발생했다"에 가깝습니다.
원본 규칙의 구조
터틀 시스템의 원본 규칙은 2003년 참가자 일부가 공개한 문서(OriginalTurtles.org, "The Original Turtle Trading Rules")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여섯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구성 요소
터틀의 규칙
대상 시장
유동성이 충분하고 추세가 잘 나타나는 선물 시장에 분산
포지션 크기
변동성(N)을 기준으로 1유닛의 크기를 계산
진입
시스템 1은 20일 돌파, 시스템 2는 55일 돌파
손절
진입가 기준 2N
청산
시스템 1은 10일 반대 방향 돌파, 시스템 2는 20일 반대 방향 돌파
실행
주문 방식과 유동성 부족 상황에 대한 별도 지침
여기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N입니다. 나머지 규칙이 모두 N을 기준으로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N: 변동성을 기준 단위로 삼는다
원본 문서에서 N은 트루 레인지(True Range)의 20일 지수이동평균으로 정의되며, 오늘날 ATR(Average True Range)로 알려진 값입니다. 트루 레인지는 다음 세 값 중 가장 큰 값입니다.
당일 고가 − 당일 저가
당일 고가 − 전일 종가의 절댓값
전일 종가 − 당일 저가의 절댓값
전일 종가를 함께 쓰는 이유는 갭을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시가가 전일 종가보다 크게 벌어져 시작하면 당일 고저 폭만으로는 실제 변동성이 과소평가됩니다.
N의 의미는 "이 시장이 하루에 평균적으로 움직이는 폭"입니다. 터틀은 이 값을 이용해 서로 다른 시장의 포지션을 같은 위험 크기로 맞췄습니다. 원본 규칙의 유닛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유닛 = 계좌 자산의 1% ÷ (N × 1포인트당 금액)
이 식이 뜻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가격이 1N만큼 움직였을 때 손익이 계좌 자산의 1%가 되도록 수량을 정한다는 뜻입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수량이 줄고, 변동성이 작은 시장에서는 수량이 늘어납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시장에 진입하든 하루 평균 손익 변동이 비슷해집니다.
진입과 청산: 두 개의 시스템
터틀은 두 가지 돌파 시스템을 사용했고, 각자 자산을 어느 쪽에 얼마나 배분할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구분
시스템 1
시스템 2
진입
직전 20일 고점을 1틱이라도 상향 돌파
직전 55일 고점을 1틱이라도 상향 돌파
청산
직전 10일 저점 하향 이탈
직전 20일 저점 하향 이탈
신호 필터
직전 돌파가 이익으로 끝났으면 다음 20일 돌파는 건너뜀
필터 없음, 모든 돌파를 취함
성격
신호가 잦고 반응이 빠름
신호가 드물고 큰 흐름만 취함
시스템 1의 필터는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므로 조금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직전 돌파가 이익으로 끝났다면 그다음 20일 돌파 신호는 건너뛰고, 손실로 끝났다면 신호를 그대로 취합니다. 여기서 "손실 돌파"는 10일 청산이 이익으로 발생하기 전에 가격이 진입 방향과 반대로 2N 움직인 경우를 말합니다. 다만 이 필터 때문에 큰 흐름을 놓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너뛴 경우에는 55일 돌파에서 진입하도록 했습니다. 원본 문서는 이를 페일세이프 돌파(Failsafe Breakout)라고 부릅니다.
청산 규칙은 이 시스템에서 가장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꼽힙니다. 원본 문서 역시 10일 또는 20일 신저점을 기다리는 동안 이익의 20%, 40%, 때로는 100%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명시하며, 이 규칙이 터틀 시스템에서 가장 지키기 힘든 항목이었다고 서술합니다. 큰 추세를 끝까지 가져가려면 되돌림을 감수해야 하고, 되돌림을 피하려 하면 큰 추세를 놓치게 된다는 교환 관계가 여기에 있습니다.
손절과 유닛 상한: 손실을 구조로 막는 방법
터틀의 손절은 진입가에서 2N 떨어진 지점입니다. 1N이 계좌의 1%에 해당하도록 수량을 정했으므로, 2N 손절은 한 유닛당 최대 위험이 계좌의 2%라는 뜻이 됩니다. 원본 규칙은 이를 "어떤 거래도 2%를 넘는 위험을 지지 않는다"로 표현합니다.
포지션을 추가할 때는 손절도 함께 올렸습니다. 유닛은 직전 체결가에서 ½N씩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마다 하나씩 더했고, 유닛을 추가하면 앞선 유닛들의 손절도 ½N씩 올려 전체 포지션의 손절이 대체로 가장 최근 유닛 기준 2N에 모이도록 했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포지션이 커져도 전체 위험은 일정 범위 안에 머뭅니다. 이 방식의 상세한 논리는 5편 피라미딩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여기에 더해 터틀에게는 네 단계의 유닛 상한이 있었습니다.
단계
범위
최대 유닛
1
단일 시장
4유닛
2
상관관계가 높은 시장군
6유닛
3
상관관계가 낮은 시장군
10유닛
4
한 방향(롱 또는 숏) 전체
12유닛
이 상한이 왜 필요한지는 원본 문서가 직접 사례로 설명합니다. 1987년 10월 주가 폭락 다음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대폭 인하하자, 금리 선물에 롱으로 몰려 있던 터틀들은 하루에 계좌의 20~40%를 잃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문서는 유닛 상한이 없었다면 손실이 그만큼 더 컸을 것이라고 서술합니다.
즉 개별 매매의 손절과 별개로, 서로 상관관계가 높은 포지션이 동시에 무너지는 상황을 막는 장치가 따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종목별 손절만으로는 이 위험이 통제되지 않습니다.
국내 주식 투자자가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
터틀 규칙은 선물 시장을 전제로 설계되었습니다. 국내 개인 투자자가 주식 계좌에서 같은 규칙을 쓰려면 최소한 네 가지를 조정해야 합니다.
첫째, 숏 포지션입니다. 터틀 시스템은 하락 돌파에서도 대칭적으로 진입합니다. 현물 주식 계좌만 사용하는 경우 이 절반이 사라지며, 하락 국면에서는 현금 보유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이 됩니다.
둘째, 분산의 폭입니다. 터틀은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자산군에 분산해 손실이 겹치는 것을 줄였습니다. 국내 주식만 보유하면 종목 수를 늘려도 시장 하락 시 대부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종목 수와 실제 분산 효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셋째, 수량의 최소 단위입니다. 원본 문서는 계좌가 작으면 유닛 계산 결과가 1계약으로 잘려 분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주식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계좌 규모가 작으면 위험 기준으로 계산한 수량이 몇 주 단위로 뭉개져 위험 균등화가 무너집니다.
넷째, 체결 조건입니다. 국내 시장에는 ±30%의 가격제한폭이 있어 하한가 부근에서는 매도 체결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손절 가격을 정해 두었더라도 그 가격에서 나올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진입 규칙에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는가, 아니면 숫자로 정의되어 있는가?
수량을 금액 기준으로 정하는가, 변동성 기준으로 정하는가?
한 번의 매매에서 감수하는 최대 손실이 계좌의 몇 퍼센트인지 계산해 두었는가?
서로 비슷하게 움직이는 종목에 포지션이 몰려 있지 않은가?
청산 조건이 나오기 전에 이익을 확정한 매매가 최근 몇 건인가?
규칙이 지시한 진입 신호를 건너뛴 적이 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1. N(ATR) 기간 20일은 반드시 지켜야 하나요?
원본 규칙의 기본값이지만 절대적인 값은 아닙니다. 기간을 짧게 하면 최근 변동성에 민감해지고, 길게 하면 완만해집니다.
다만 기간을 바꾸면 손절 폭과 수량이 함께 바뀌므로, 같은 계좌 안에서는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이후 성과 비교가 가능합니다.
Q2. 터틀 실험 참가자들은 모두 성공했나요?
아닙니다. 참가자마다 성과 차이가 컸고, 규칙을 일관되게 지키지 못한 참가자는 프로그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원본 규칙 문서 자체가 성과 차이의 원인으로 규칙 준수 여부를 지목합니다.
따라서 이 실험을 "누구나 가능하다"는 근거로 읽기보다, "규칙이 있어도 실행이 성과를 가른다"는 근거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핵심 요약
터틀 트레이딩은 추세추종의 판단 원칙을 재량 없이 실행 가능한 숫자 규칙으로 옮긴 대표적 사례입니다.
N은 트루 레인지의 20일 지수이동평균이며, 1N 움직임이 계좌의 1%가 되도록 수량을 정합니다.
진입은 20일(시스템 1) 또는 55일(시스템 2) 돌파, 청산은 각각 10일과 20일 반대 방향 돌파입니다.
손절은 진입가 기준 2N으로 한 유닛당 최대 위험을 계좌의 2%로 제한합니다.
단일 시장 4유닛, 한 방향 12유닛 같은 상한은 상관관계가 높은 포지션이 동시에 무너지는 위험을 막습니다.
국내 주식에 적용할 때는 숏 제약, 분산의 한계, 최소 수량 단위, 가격제한폭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시스템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부분은 특정 파라미터가 아니라, 진입 전에 손절·청산·수량이 모두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매매 기록에 이 세 가지가 진입 시점에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면 자신의 규칙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OriginalTurtles.org, "The Original Turtle Trading Rules", 2003
J. Welles Wilder, 《New Concepts in Technical Trading Systems》, Trend Research, 1978 (True Range 및 ATR 정의)
한국거래소(KRX), "증권·파생상품시장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2015년 6월 15일 시행)
SEC Investor.gov, "Understanding Order Types"
참고용 안내: 본 게시물에 제공되는 모든 정보는 투자를 위한 참고용이며,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본인 책임: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과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법적 책임 부인: 제공된 정보는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의 근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